[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날로 심화하는 지역소멸 우려에 대응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RISE, 이하 라이즈)’가 지난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최일선 실무 현장에서 지자체와 대학 간 가교역할을 하는 지역 라이즈센터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라이즈는 기존 중앙 중심이 아닌 지자체와 지역대학·기업 등 지역사회 전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지역라이즈센터는 지역대학 및 산업체, 기업과의 협력·지원사업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수행·조정하는 등 중요한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권역별 주요 라이즈센터의 센터장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 지역별 라이즈의 추진 현황 및 문제점, 지원전략 등을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대규모 국가사업 정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올바른 방향 제시를 도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전북특별자치도는 라이즈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해 본격 시행을 통해 서서히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 전라북도에서 전북특별자치도로 바뀌면서 지역 전략산업으로 내건 8대 특화산업에 대한 인재 양성을 라이즈와 연계하며 추진 중이다.
현재 전북형 라이즈에는 지역대학 14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전북도가 지난해 3월 라이즈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이들 14개 대학에서 218개 과제, 총 1,475억 원을 신청했다. 이에 전북라이즈센터는 그 다음달인 4월 평가를 진행했으며 최종 127개 과제, 758억 원을 선정했다. 공모 외 지정과제인 JST공유대학(75억 원)까지 총 833억 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전북도는 라이즈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하다. 앞서 전북도는 5년간 라이즈 추진을 통해 구체적 수치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특히 지역대학 졸업자들의 정주 취업률을 현재 26.6%에서 오는 2029년까지 29%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출발점으로 전북의 인구, 경제, 산업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겠다는 복안이다.
전북RISE 전담기관인 전북RISE센터의 수장 채수찬 센터장은 지난해 2월 부임한 뒤 라이즈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인 ‘시스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즈 생태계 지수 독자 개발, 지역대학 연구기술 및 기업 DB 구축 등 탄탄한 인프라 조성만이 지역 정주율 등 라이즈의 최종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 6일 전북 전주시 소재 전북RISE센터를 찾아 채 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전북RISE센터 소개 및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업무내용, 현황 등에 대한 개괄적 설명 부탁드린다.
“전북RISE센터는 ‘함께 성장! 함께 성공! 모두가 행복한 전북’이라는 비전으로 재단법인 전북테크노파크 내 부설기관으로 설립됐다. 현재 전북RISE센터는 ‘기획’과 ‘사업운영’ 기능을 중심으로 2본부‧5부(팀) 체계로 구성돼 있으며, 센터장을 포함해 총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기획을 담당하는 ‘혁신운영본부(운영지원부‧혁신기획부)’는 RISE 플랫폼 관리, 전북특별자치도 및 교육부와의 협력을 통한 정책‧계획 수립, 산업별 협의회 운영 등을 추진한다. 그리고 사업운영을 담당하는 ‘사업관리본부(사업1부‧사업2부‧전략사업부)’에서는 RISE 사업 공모‧선정‧관리 등 전반적인 과정을 담당하며, 사업 컨설팅, 범부처 및 초광역 연계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센터의 이러한 조직체계는 최근인 1월 초, 기존 1국‧1본부‧4부(팀)에서 개편된 내용으로, RISE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각 역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개편했다. 전북RISE센터는 점차 더 전문적이고, 활력 있는 기관이 돼 지역‧산업‧대학이 원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 올해 라이즈가 2년 차를 맞은 가운데, 5년간의 방향성을 제공하는 ‘라이즈 5개년 기본‧시행계획’의 중요도는 매우 크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라이즈인 만큼, 수립 과정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 의견수렴 절차 등 전북라이즈센터만의 소통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저는 2025년 2월 전북RISE센터에 부임했다. 부임했을 당시 5개년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은 이미 수립된 상태였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의 의견수렴 절차는 계획 수립을 위해 전문가 자문단, 분과별 실무단을 운영하고 산업계와 관련 지자체, 대학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 및 간담회를 운영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부임 이후 직접적으로 사업에 대해 소통하기 시작한 부분은 공모 부분이다. 전북RISE를 통해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들이 수행되길 바랐고, 그 방향성을 우선 대학 RISE사업단장들을 만나 전달했다. 이후 RISE에 참여 가능한 각 대학을 하나씩 방문해 대학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RISE 사업이 가고자 하는 지향점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지역소멸 우려 전반에 대응하는 RISE인 만큼, 지역 전체와 연계하는 거버넌스 구축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라이즈위원회 등 전북권 라이즈 거버넌스 구축 과정 및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전반적 설명도 듣고 싶다.
“지자체가 전북RISE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앞선 RISE 운영성과 평가에서 지방비 매칭 우수 분야로 국비 인센티브 54억 원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전북도RISE위원회도 도지사와 총장 1인의 공동위원장 포함, 지‧산‧학‧연 다양한 분야의 위원 총 20명으로 구성해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성과관리 협의회를 통해 컨설팅을 진행하며, 단위사업‧개별과제 진행, 그리고 각 대학의 전체 사업 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센터 차원에서는 산업별 협의체를 구성해 전북의 특화 분야 산업계의 현장 소리를 반영, 라이즈가 대학 교육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우리 지역 전체에 골고루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각 대학에서도 위원회 형태의 거버넌스 체계와 컨소시엄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체계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전북형 라이즈의 차별점이나 특성에 대해 기본‧시행계획을 토대로 설명 부탁드린다.
“전북RISE의 기본계획에서는 지역 연구를 통해 발굴된 추진 전략을 기반으로, 크게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생명‧전환사업 혁신’, 인재수요 적시 대응을 위한 ‘지역 주력산업 성장’, 정주 환경 조성과 도민 행복 증진을 위한 ‘평생교육 가치 확산’, ‘동행 협력 지역 발전’을 큰 틀로 두고 프로젝트를 4개로 구성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트랙(Track)’이라고 명명했고, 그 트랙을 구성하는 단위과제들을 과제 성격에 따라 한 묶음으로 운영해야 효과적인 과제는 ‘단위 사업’, 그리고 R&D 등 자율성이 있을 때 효과적인 과제는 ‘개별과제’로 각각 구분해 선정‧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각 단위사업과 개별과제들이 결과적으로는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컨설팅을 통해 지원해 나가고 있다. 첫 번째 단계가 ‘시그니처 사업의 확장’이었다.
작년 초 1차 공모를 준비할 당시에는 창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창업 지원 과제인 ‘JB-스타트업 캠퍼스 구축’ 과제를 단독 시그니처 사업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이후 기술혁신(연구개발)-지역특화 인재양성(교육)-산업계 전파(창업) 등 선순환 모델 구축을 위해 지역특화 산업 분야 연구개발 사업과 전문대학교의 산업 맞춤 인력양성 사업을 추가 시그니처 과제로 선정해 2차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2차 공모까지 진행한 결과 총 4개 트랙에 152개 사업‧과제가 전북RISE로 추진 중이다.
현재 전북RISE센터는 교육부 지표와 별개로, 우리 지역에 필요한 자체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정주율과 취업률 등 주요 지표의 가중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센터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벤치마킹도 진행 중이다. 해당 지표가 정착되면 다른 지역 지자체에서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지역에서 이런 지표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리 지역이 앞장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표는 단순한 수치 외에, 지역 인구 유출뿐 아니라 유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수도권, 기타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 외에 실리콘밸리 등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지방 소멸을 막는다는 목표 아래, 매력적인 지역으로 유입 인구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 유학생 유치 및 정착 지원 역시 중요하지만, 제도적 제약이 많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은 중장년층 유입률이 전국 2위로, 평생교육 등을 통해 이들의 인생 후반전을 지원하는 방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지표와 전략 수립이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지자체 자율지표는 지금까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전북의 경우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핵심 지표가 존재하지만, 자율지표는 상위 정책 지표와 세부 단위과제 지표 사이에서 대학과 지역이 어떻게 상호 기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라이즈는 인구 증가나 경제 성장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성장 수치보다는 대학 경쟁력 강화, 지역 산업에 대한 기여, 기업 유치 등과 같은 활동에서 ‘브릿지’ 즉 다리 역할을 얼마나 했는지를 평가할 지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율지표는 지역 내 대학이 지식산업 시대의 중요한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도, 지역이 대학을 육성하고 동시에 지방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상호 협력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 기존에 연계된 여러 사업들을 통합하는 가운데, 자율지표는 RISE 체계 내 대학과 지역 산업, 기업 간 실질적 연결 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제 RISE는 기존 사업들을 통합한 형태로 시작됐다. 그러나 향후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기존보다 고도화된 평가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인구 및 정주 취업률과 같은 지표는 현재 미흡한 상태다. 올해는 사업 초기 단계로 일부 성과만 평가했지만, 2년 차부터는 더욱 엄격한 평가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5년 후 사업의 실질적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지표를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대학별로 졸업생의 지역 잔류나 취업 현황을 보면, 단순히 지역에 머무르는 것 이상으로 우수 기업 취업과 같은 질적 성과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전북대 졸업생이 삼성전자에 취업하는 경우가 다른 지역 중소기업 취업보다 지역 발전에 더 긍정적이다. 일반대와 전문대 간에도 취업 및 잔류 양상이 다르므로, 지표 설계 시 이러한 점을 반영해 맞춤형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지역 RISE센터는 특히 지자체와 지역대학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산학연협력 EXPO 개최 등 성과 확산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현재 기초지자체-대학과의 과제 추진, 또는 RISE 관련 지역대학 성과 중 주목할 만한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면.
“흔히 우수 사례, 우수 성과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과적 측면보다는 진척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북RISE센터는 그동안 성과관리 협의체를 통해 컨설팅을 세 차례 진행했다. 사업의 추진 상황과 애로사항 등을 다뤘던 컨설팅을 통해 과제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사업 진척도 모범사례를 선정해 ‘2025 전북 RISE 모범진척사례 공유회’를 개최했다. 모범진척사례는 총 4개 분야(인재양성‧연구개발‧평생교육‧지역현안), 7개 사례가 과제 책임자 발표를 통해 공유됐다.
공유된 사례로는 인재양성 분야에 △(원광대학교) 웰니스 삼(자연‧몸‧마음)‧삶 문화 인재 양성사업 △(원광보건대학교) 라이프 케어 서비스 양성 과정이, 연구개발 분야에 △(전북대학교)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생산 시스템 개발 및 그린바이오 신산업 연구 클러스터 구축 △(전북대학교) ROA어레이타입 기반 상용 수소전기버스의 탑승객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과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평생교육분야에는 △(군산간호대학교) 지역산업 맞춤형 직업교육 거점 구축 △(우석대학교) WIN-Everlearn 미래융합대학 학사체계 고도화가, 지역현안 분야에는 △(국립군산대학교) 군산형 수산식품&대두 부산물 리빙랩 프로젝트 등이 각각 공유됐다.
이 외에도 뉴스레터 발간이나 기타 성과 확산 방안들을 활용해 전북지역 대학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 라이즈는 지역기업과 협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전북자치도 산업 현황 및 전략산업, 이와 연계한 라이즈 계획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특히 지역기업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전북은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되면서 수립한 ‘전북특별자치도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종합계획’에서 8대 특화 산업군을 정한 바 있다. 생명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 △농생명 △의생명 △청정에너지 △생명서비스 웰니스 산업을 비롯해 전환산업 진흥을 목표로 한 △첨단소재 융복합화 △모빌리티 미래화 △문화관광 글로벌화 △디지털 ICT 산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는 해당 산업군을 기준으로 RISE 공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운영 중임에도 시류와 현장은 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흐름에 맞게 전략사업을 배치해야 실효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전북RISE센터에서는 전북 RISE에 적합한 전략사업을 재편성하고, 그 기준에 따라 산업별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자 한다.
산업별 협의체는 지역의 산업계, 즉 지역기업들을 중심으로 대학, 연구기관 등이 함께 하는 협의체로 구성해 RISE의 신규 어젠다 또는 신규 사업 발굴 시 산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연계할 예정이다.”
- 처음 시행되는 국가적 정책인 만큼,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로점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다면.
“RISE의 방향성은 분명 옳다. 하지만 현재 목표와 수단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교육부, 지자체, 그리고 대학이 협력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상황이다. 산학협력처럼 지역혁신과 산업 발전을 위한 목표는 확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수단과 성과 지표는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현재 지자체 성과 지표는 인구 증가, 경제 성장, 학생 이수율과 같은 ‘결과’ 중심으로만 측정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과정’에 대한 지표가 부족하다. 예산과 성과를 연결하는 산출식 중에는 예를 들어 학생 수 증가율을 예산으로 나누는 방식처럼 현실적인 의미가 불분명한 부분도 있다.
이처럼 새롭게 시작된 정책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과 지표 체계가 미비한 점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이는 RISE 전반에 걸친 구조적 과제로, 단순히 일부 지표나 사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부터 이 괴리를 최소화하고 체계를 완성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전북은 앞서 언급한 대로 지자체 자율지표 개발과 더불어 바이오 분야 연구자 데이터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은 지역혁신 모델로 꼽을 수 있으며,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의 적극적이고 선도적 노력이 지역 발전과 산학협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과 협업은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협력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전문대학은 산업 현장 인력 공급에 적합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4년제의 경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협업 경험이 부족하다. 이러한 인식과 문화의 차이는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RISE 추진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하며, 단위 사업의 목표 설정부터 대학별 경쟁력 향상까지 점검해 왔다. 초기에는 교수와 기업 간 역할 분담이 불명확해 혼란이 있었으나, 점차 회의와 현장 소통을 통해 개선 방안이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협력 체계의 실질적 개선과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학협력은 지역대학과 기업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문화와 시스템 변화가 필요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어렵다. 현재 지역기업과 대학 간 협력은 정보 부족과 인식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보인다. 대학 입장에선 어떤 기업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에 전북RISE센터는 현재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별 연구 과제 현황 등 세부 데이터를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신에 필요한 연구자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대학 교수진은 실질적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학문 분야별 구분이 아닌, 기업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 분야 중심으로 연구자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는 지역 혁신기관 등과 공유해 중복 작업 없이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기업도 영어 버전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바이오 분야 데이터 구축을 마쳤으며, 인공지능(AI) 등 다른 전략산업 분야로 확장할 방향을 모색 중이다.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 간 문화적 간극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연계를 만드는 긴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5년에서 10년 뒤를 내다본 중장기적 전략과 체계적인 인프라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교육부는 지자체와 대학에 대해 ‘동반자’·‘파트너’ 등 라이즈 지원자로서 역할만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 지역대학 등 각각에 정책적 제언을 남긴다면. 특히 새 정부 들어 ‘라이즈2.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존 라이즈의 수정‧보완 방향성 등에 대해서도 짚어 주신다면.
“교육부는 RISE 체계 내에서 전문인력 교육을 크게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한다. 일반대는 연구개발(R&D)과 석‧박사급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전문대는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기능 인력 양성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평가 트랙과 예산 배분도 대학 유형별로 차별화돼 있다.
전북RISE에서는 특히 전문대의 비중이 이전보다 증가했으며, 전문대가 당장의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지역혁신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반대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RISE가 전문대 사업으로만 국한되면, 근본적인 산업 변화와 기술 창업을 이끌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대는 이뤄진 혁신을 현장에 적용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반면, 큰 틀에서 사회와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 주체는 일반대가 돼야 한다. 전북은 R&D 역량이 강한 만큼, 5년 후 지역 발전이라는 장기 목표를 위해 일반대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 체계가 설계돼야 지역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부의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지역균형성장 전략에 맞춰 최근 라이즈에서도 ‘초광역’ 연대 및 관련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북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전북RISE센터에서는 지난해 4월 1차 공모 결과 발생한 유보액과 인센티브 사업비를 활용해 그해 10월 2차 공모를 진행했다. 해당 공모에서는 초광역 연구개발 사업인 ‘메가-링크 허브(Mega-Link Hub) 구축’이라는 과제를 공모해 수행대학 총 5개교를 선정했다.
해당 사업은 실행형과 기획형으로 나눠 결과 도출이 필요한 ‘지역현안 해결 분야’와 전략 수립이 필요한 ‘지역혁신 허브화’라는 분야로 공모를 진행했으며, 공모 접수대학은 타지역 소재 대학과의 컨소시엄을 필수로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 사업을 기반으로 점차 범부처‧초광역 연계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우리는 특정 인접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전국 어디서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초지역’ 전략을 지향한다. 수도권은 기업이 밀집해 있고, 지역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지만, 기업 기반이 부족한 구조다. 따라서 지역 인재와 수도권 기업,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잇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요즘은 세계시장이 단일화된 만큼, 지역기업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지역 연계가 아니라, 전국적‧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인구 유출에만 집중하지 않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특히 중장년층의 지역 정착에 주목한다. 이를 지원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단순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와 개인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양질의 평생교육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앞서 전북RISE센터는 평생교육, 재직자 교육, 대학이 없는 시‧군 대상 프로그램 등 ‘트랙3’ 사업에 대한 성과 공유회를 진행했다. 각 대학이 자신들의 성과를 발표하고, 지자체장 등 지역 관계자들도 참여하는 방식이다. 대학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서로 벤치마킹하는 기회로 삼았다.
특히 평생교육은 전통적 대학 교육과 달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교수의 업적 평가에 평생교육 실적을 반영하거나, 기존 전공과 중복되는 학점은 면제해 주는 등의 변화가 요구된다.
하지만 단순히 대학별로 무작위 성과 발표만 반복하는 것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유사 분야나 사업별로 성과를 나누고 협력하는 구조가 더욱 효율적이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초광역’ 사업 예산이 확보되면서, 전북도도 이에 발맞춰 앞으로 800억 원 규모의 큰 사업에서 최소 100억 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5개의 파일럿 과제가 선정됐으며,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의 대학과 기업, 연구소도 참여하고 있다.
선정된 과제들은 농업용 모빌리티, 자율주행 차량, AI 기술, 세대별 AI 공감, 지역 문화 콘텐츠 영상화 등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전주대학교는 지역 영화 촬영지 정보를 영상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는 부산‧광주‧청주 등 다른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초광역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를 가진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초광역 라이즈’의 기틀을 마련하고, 더 큰 규모의 사업 예산 확보와 지역혁신으로 이어가려는 계획이다.
특히 전북에서는 익산과 정읍을 중심으로 동물 의약품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포항 테크노파크와 포항공대 등과 협력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가 강해 기업 참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초광역’ 사업은 본질적으로 기업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과제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업 중심의 초광역 과제 개발에 힘쓰며, 이를 위해 ‘메가-링크 허브 구축’ 등 파일럿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러한 노력이 기업의 주도적 역할을 확대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센터장님 포부와 함께 2년 차를 맞은 전북라이즈센터 운영 관련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 들려주신다면.
“저는 미국의 Rice 대학교, 서울대학교, KAIST에서의 교수 생활뿐 아니라 국회의원, 연구원 등 다양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연어가 바다와 강을 거쳐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듯 고향으로 돌아와 봉사하는 마음으로 현직을 맡고 있다.
처음 전북RISE센터 센터장직으로 부임해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RISE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인데 지역 사람들이 과연 혁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느냐?’였다. 혁신에는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그 순간이 두려워 기존에 해오던 대로 하게 되면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전북 지역이 낙후된 배경에는 혁신을 향한 문화와 인식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한다. 단순히 나이나 인구 구조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역 내 전반적인 혁신 지향성 부족이 현실이다.
라이즈가 이러한 지역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결국 혁신은 조직과 사회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어려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주민과 기관 모두가 혁신의 필요성과 가치를 체감하며, 동기 부여가 이뤄질 때 비로소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전북RISE가 성공적으로 수행돼 예산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잘’하는 대학들에 확실히 보상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전북RISE를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 과정을 많은 응원과 격려로 바라봐 주시길 당부드린다.”
<대담=김준환 취재부국장/ 정리‧사진=김영식 기자>